고려 혼란기의 현실주의자 이제현의 작품을 담았다. 이제현의 문집은 우리 나라에서만 열다섯 번이나 새로운 판각이 나왔고, 중국과 일본에서도 거듭 출간될 만큼 동아시아 지식인들에게 두루 사랑받았다. 이 책은 <익재난고>와 <역옹패설>에서 이제현의 문학을 잘 보여주는 글을 뽑아 엮은 것이다.
백성들이 부르던 노래를 기록한 소악부 9수를 비롯, 중국 여행길에서 쓴 시, 아름다운 고국 자연을 노래한 시 등 시 작품이 180여 수 실려 있고, 훗날 '패설' 혹은 '소설'이라 불리는 시정의 여러가지 이야기와 시에 대한 평론글, 임금에게 올린 상소문, 책문, 가족과 친지에게 보낸 편지글 등 산문 80편이 두루 실려 있다.
이제현은 조선 후기의 북학파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청장관 이덕무는 '그의 시는 참말 우리나라 이천 년 이래의 대가로서 화려하고도 명랑하고 전아한 품이 우리나라 시의 딱딱하고 꺽꺽한 폐습을 깨끗이 벗어났다'고 극찬했고, 연암 박지원 역시 이제현의 시를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