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감없는 상급도서/
미당의 시를 다시 읽으면서 느낀 것은 역시 시의 맛을 살려내는 데에 귀재라는 점, 그의 시세계가 변화무쌍하고 다양하다는 점, 표현은 전통적이지만 그 작법은 서구적이라는 점 등이었다. 그의 시는 끈임없이 해석을 하게 만든다. 쉽게 진입할 수 있게 열어 놓았으되 곳곳에 함정을 설치 해 놓았고, 때론 진입하면 할수록 수렁에 빠지게 해놓았다. 그런 점에서 그는 영리한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머리말에서
1. 귀촉도(歸蜀途) 대낮 서풍부(西風賦) 부활 밀어(密語) 무제 귀촉도(歸蜀途) 꽃 푸르른 날 무등(無等)을 보며 학 2. 동천(冬天) 진주 가서 선덕여왕의 말씀 기다림 재롱조(調) 추일미금(秋日微昑) 두 향나무 사이 인연설화조(因緣說話調) 동천(冬天)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피는 꽃 3. 질마재 신화(神話) 신부(新婦) 상가수(上歌手)의 소리 소자(小者) 이(李)생원네 마누라님 오줌 기운 그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왔을 때 신발 외할머니의 뒤안 툇마루 간통사건과 우물 석녀(石女) 한물댁의 한숨 걸궁배미 침향(沈香) 4. 서(西)으로 가는 달처럼 네바다 사막 상파울루의 히피 시장 유감(市場 有感) 킬리만자로의 해돋이 때 몽블랑의 신화 '꼬끼오!' 우는 스위스 회중시계 아라비아 사막도(圖) 술통촌 마을의 경사 애를 밸 때, 낳을 때 황룡사 큰 부처님상이 되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