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비비언 고닉은 회고록 작가로 잘 알려졌지만 가장 영향력 있는 비평가이기도 하다. 그는 일인칭 스타일의 ‘개인 비평(personal criticism)’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는 버지니아 울프 같은 작가의 전통적 문학비평을 따르는 동시에 개인 증언에 대한 현대적인 갈망을 반영한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비평집의 ‘나’는 회고록과 자전적 에세이의 ‘나’와 연속성을 가지고, 그가 쓴 기사나 칼럼, 전기의 ‘나’와도 연결된다. 어떤 주제든 어떤 장르든 고닉의 글은 직접적이고 생생한 경험에 의존한다.
이 책 《멀리 오래 보기》는 비평가 비비언 고닉의 세부를 살펴볼 수 있는 비평 총서라 할 수 있다. 작가 인생 50년 동안 문학, 문화, 페미니즘 등 사회 전반을 냉철한 시선으로 살피며 힘겹게 얻은 그의 경험적 통찰이 이 한 권에 담겼다. 1970년대 여성해방운동에 영감을 불어넣은 페미니즘 에세이에서 앨프리드 케이진, 메리 매카시, 다이애나 트릴링 등 매혹적인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탐구한 문학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고닉의 비평적 역량을 오롯이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 고통스러운 자기 이해의 과정을 통해 관점을 다져온 작가의 치열한 문학적 열망을 만날 수 있다.